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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픽 IH·AL 고득점 전략: IM 정체기 탈출 로드맵

by twibble 2026년 2월 10일

IM2를 받고 나면 묘한 자신감이 생긴다. "다음엔 IH 가겠지." 그런데 한 달 뒤 시험을 다시 봐도, 석 달 뒤에 다시 봐도 IM2다. 혹은 운 좋게 IM3까지 올랐는데 그 위가 안 뚫린다.

이 정체의 정체가 뭔지 알아야 깰 수 있다.

등급 분포 데이터를 보면 상황이 선명해진다. IM2가 전체 응시자의 29%로 가장 두꺼운 층이고, IH는 22%, AL은 겨우 6%다. IH 이상은 상위 약 28%에 해당한다. IM2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쌓여 있다는 건, 그 위로 올라가려면 뭔가 질적으로 다른 전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1. IM과 IH 사이에 존재하는 벽

ACTFL 기준으로 IM 화자는 익숙한 상황에서 문장을 나열하며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양한 문장과 어휘를 '실험적으로' 시도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반면 IH 화자는 예측하지 못한 복잡한 상황에서도 사건을 설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발화량이 많고, 어휘 폭도 넓다.

IM은 문장 단위로 나열하고, IH는 문단 단위로 연결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IH 화자는 문단 길이의 연결된 담화가 가능하다. 주요 시제를 넘나들며 서술하고 묘사할 수 있다. 다만 Advanced 수준의 과제를 수행할 때는 시제 유지가 흔들리거나 담화가 해체되는 이른바 '붕괴 특성'이 나타난다. 이게 IH의 천장이다. 붕괴 없이 그 과제를 해내면 AL로 올라간다.

IM에 머무는 사람은 대부분 이 '문단 단위 연결'이 안 된다. 질문을 받으면 한두 문장으로 답하고, 이어서 또 한두 문장을 덧붙이는 식이다. 문장 사이에 논리적 흐름이 약하고, 시제가 왔다 갔다 한다.

2. 채점이 실제로 보는 네 가지

평가 기준을 뜯어보면 어디를 고쳐야 하는지가 드러난다. 채점에서 보는 항목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상황 대처 능력이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나 복잡한 상황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하는가. IM 화자는 익숙한 질문에만 잘 답하고, 변형이 오면 흔들린다. IH는 돌발 상황에서도 자기 말로 풀어낸다.

둘째는 영어 스타일. 억양, 발음, 말하기 속도, 전반적 자연스러움이다. 완벽한 발음이 아니어도 된다. 자연스러운 리듬감과 적절한 강세가 더 중요하다.

셋째는 문법 정확도다. 시제, 수 일치, 구동사 및 숙어의 정확한 사용. IH에서 가장 많이 발목을 잡는 게 시제다. 과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현재형으로 넘어가는 패턴은 IM의 전형이다.

넷째는 답변 구조. 논리적인 구성, 충분한 내용이다. IH 취득자의 평균 답변량은 질문당 약 10문장, 시간으로는 1분 30초 정도다. 발화량 자체가 채점 항목은 아니지만, 5문장 미만으로는 IH 수준의 내용 깊이를 보여주기 어렵다.

3. IH로 올라가기 위한 실전 전략

답변을 '덩어리'로 만들어라

질문 하나에 대한 답변을 세 덩어리로 나눠 생각한다.

첫 번째 덩어리는 핵심 답변이다. "네, 저는 ~를 좋아합니다" 수준이 아니라, 이유와 배경까지 포함한 3~4문장. 두 번째는 구체적 경험이나 예시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과거 시제로 풀어낸다. 세 번째는 감상이나 현재 상태로 돌아오는 마무리. 이 세 덩어리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면, 그 자체로 문단 단위 담화가 된다.

IM 화자가 "I like hiking. It's good for health. I go to mountains on weekends."라고 나열한다면, IH 화자는 "I've been into hiking for about three years now. It started when a friend dragged me to Bukhansan one fall—I wasn't expecting much, but the view from the top completely changed my mind. Since then, I try to hit a different trail every month."처럼 시간 흐름과 인과관계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3-1. 시제 관리를 의식적으로 훈련하라

IH와 IM을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기술이 시제 관리다. 과거 경험을 말할 때는 과거 시제를 끝까지 유지하고, 현재 습관으로 넘어갈 때는 의식적으로 전환 신호를 준다.

"Back then, I used to take the bus every day. But these days, I usually drive to work because..."

이런 전환이 자연스러우면 채점자 입장에서 '이 사람은 시제를 통제하고 있구나'라는 인상을 준다. 반대로 과거 이야기 중간에 "So I go there and..."처럼 현재형이 불쑥 나오면 IM의 전형으로 읽힌다.

3-2. 난이도 선택, 겁먹지 마라

오픽 시험을 시작할 때 난이도를 선택하게 되는데, 난이도 5~6을 고르면 14번·15번에 고급 분석 문제나 사회 이슈 질문이 출제된다. 난이도 3~4와의 실질적인 차이는 이 2문제뿐이다. 나머지 문항 구성은 거의 같다.

난이도 설정이 등급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게 중요하다. 난이도 4를 선택해도 IH 수준으로 답변하면 IH를 받을 수 있다. 고급 문제 두 개가 부담된다면 굳이 5~6을 택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난이도를 낮추고 모든 문항에 안정적으로 답변하는 편이 전략적일 수 있다.

3-3. 롤플레이를 절대 건너뛰지 마라

IM3에서 IH를 노리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롤플레이 문항을 통째로 스킵하는 것이다. 점수에 큰 타격이 온다. 롤플레이가 어색하더라도, 기본적인 상황 설정에 맞춰 질문하고 요청하는 수준까지만 답해도 해당 등급 획득 확률이 올라간다.

완벽할 필요가 없다. 채점자에게 '상황에 대응하려는 시도'를 보여주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 "Hi, I'm calling because I have an issue with my order..."처럼 상황에 진입하는 첫 문장만 꺼내도, 침묵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3-4. 서베이 항목을 전략적으로 고르라

시험 시작 전 서베이에서 본인의 관심사와 경험을 선택하게 된다. 여기서 내가 이야기를 풍성하게 풀어낼 수 있는 항목을 고르는 게 핵심이다. '영화 보기'를 좋아한다면 체크하되, 영어로 영화 경험을 3~4문장 분량으로 말할 수 있는지 직접 테스트해봐야 한다. 서베이 전략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오픽 서베이 항목 선택법 글에서 다루고 있다.

4. AL까지 가려면 무엇이 더 필요한가

IH를 받으면 자연스럽게 AL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이 구간은 IM에서 IH로 넘어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AL은 일관적 시제 관리가 기본이다. 거기에 다양한 형용사 사용, 문단 단위 논리 서술까지 갖춰야 한다. IH에서 나타나던 '붕괴 특성'—복잡한 과제에서 시제가 무너지고 담화가 해체되는 현상—이 거의 사라져야 AL이다.

현실적으로 IH에서 AL로의 도약은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장기 목표로 설정하고, 매일 영어로 사고하는 습관을 들이는 편이 낫다. 영어 뉴스를 보고 머릿속으로 요약해보거나, 하루 있었던 일을 영어로 혼잣말하는 연습이 AL 수준의 즉흥 발화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기업 채용 기준으로 보면 이공계는 IM2 이상, 인문사회계열은 IH 이상, 외국계나 해외 영업 직군은 AL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 LG, SK 등 국내 1,700여 개 기업이 OPIc을 채용과 인사평가에 활용하고 있으니, 본인의 목표 기업과 직군에 맞춰 필요한 등급을 역산하는 게 좋다. 기업별 요구 등급 정리 글에서 주요 기업의 커트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5. 4주 로드맵: IM에서 IH로

1주차—현재 수준 진단

모의 테스트를 녹음해서 직접 들어본다. 답변이 몇 문장인지, 시제가 일관적인지, 문장끼리 논리적으로 이어지는지.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자기 녹음을 평가해보면 IM에 머무는 이유가 금방 드러난다.

2주차—덩어리 답변 구조 연습

앞서 설명한 세 덩어리 구조(핵심 답변 → 구체적 경험 → 감상/현재)를 모든 주제에 적용해본다. 자기소개, 취미, 일상생활, 여행 경험 등 자주 나오는 주제 10개를 골라 각각 1분 30초 분량으로 만들어둔다. 외우는 게 아니라 구조를 체화하는 연습이다.

3주차—돌발 상황·롤플레이 대비

돌발 질문에 당황하지 않는 훈련을 한다. 2초 안에 첫 문장을 시작하는 게 핵심이다. "That's a great question, let me think... Actually, I remember when..."처럼 생각할 시간을 버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쓰는 연습을 해둔다. 롤플레이도 전화 상황, 불만 접수, 일정 변경 등 기본 시나리오 다섯 가지를 준비해둔다.

4주차—실전 시뮬레이션

실제 시험과 같은 환경에서 40분간 풀세트를 두 번 이상 돌린다. 녹음을 듣고, 1주차에 체크했던 세 가지 기준으로 다시 평가한다. 개선된 부분과 여전히 약한 부분을 나눠 마지막으로 집중 보강한다.

오픽의 기본 구조와 등급 체계가 낯설다면 오픽 시험 완벽 가이드를 먼저 읽어보는 것을 권한다.

IM 정체기의 본질은 영어 실력 부족보다 '등급이 바뀌는 포인트'를 모르는 데 있는 경우가 많다. 문장 나열에서 문단 연결로, 시제 혼용에서 시제 통제로, 질문 회피에서 상황 대처로. 바꿔야 할 지점은 생각보다 구체적이다.

지난번 시험 때 내 답변을 한번 떠올려보자. 한 질문에 몇 문장을 말했는지,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지는 않았는지. 그 지점이 보이면, 다음 시험의 전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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