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c

OPIc vs 토익스피킹, 나에게 유리한 시험은?

by twibble 2026년 2월 12일

취업 준비를 시작하면 어느 순간 이 질문이 찾아온다. 오픽을 볼까, 토스를 볼까. 주변에 물어보면 답이 제각각이다. "오픽이 쉬워", "토스가 빨리 끝나서 좋아", "나는 오픽 서베이가 편했어." 결국 어느 쪽이 나한테 맞는지는 본인이 판단해야 하는데, 비교 기준조차 제대로 모르면 감으로 고르게 된다.

두 시험은 같은 '영어 말하기 평가'이지만 설계 철학이 꽤 다르다. 그 차이를 정확히 알면 선택이 훨씬 수월해진다.

1. 두 시험, 구조부터 다르다

토익스피킹은 약 20분 동안 11문항을 푼다. 화면에 텍스트나 표가 나오고, 그걸 읽거나 보고 답변하는 구조다. 문항마다 답변 제한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45초 혹은 60초 안에 말을 끝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넘어간다.

OPIc은 약 40분, 12~15문항이다. 시험 전에 서베이를 통해 본인이 익숙한 주제를 고르고, 그 주제를 바탕으로 질문이 나온다. 중요한 건 문항당 제한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응시자가 스스로 시간을 조절하면서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할 수 있다.

토스는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틀에서 답변하는 시험. 오픽은 내가 고른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험이다.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2. 시험 방식이 다르면 유리한 유형도 다르다

이 구조 차이가 수험 전략을 완전히 갈라놓는다.

토익스피킹은 읽고 답변하는 구조화된 문항이 중심이다. 문제 유형이 비교적 예측 가능해서 템플릿을 만들어두면 유리하다. "먼저 결론 말하고, 이유 몇 가지 붙이고, 마무리한다" 같은 틀을 연습해두면 제한시간 안에 일정 수준 이상의 답변을 안정적으로 뽑아낼 수 있다. 글을 읽고 요약하거나, 표를 보고 설명하는 문항도 있어서 독해 능력과 정보 전달 능력이 점수에 반영된다.

오픽은 다르다. 서베이에서 고른 주제를 중심으로 즉흥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 "최근에 운동하러 갔던 경험을 말해보세요" 같은 질문에 자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틀에 맞추는 것보다 자연스러운 발화 흐름이 중요하다. 평소 영어로 수다를 떨 수 있는 사람,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게 어렵지 않은 사람이 유리하다.

틀에 맞춰서 논리적으로 말하는 게 편하면 토스. 자유롭게 경험을 풀어 말하는 게 편하면 오픽. 이 감각이 선택의 출발선이다.

3. 응시 환경과 기회, 꼼꼼히 따져보자

두 시험 모두 응시료는 84,000원으로 같다. 다만 대학 제휴가 있으면 오픽은 연 1회 69,000원에 응시할 수 있으니 재학생이라면 확인해볼 만하다.

시행 횟수 차이는 크다. 토익스피킹은 월 약 8회, 오픽은 월 약 20회 시행된다. 오픽 쪽이 응시 기회가 훨씬 많다. 원서 접수 타이밍이 빡빡한 취준 기간에 이건 꽤 중요한 변수다. 시험 날짜가 안 맞아서 한 달을 기다리는 것과, 일주일 안에 다시 볼 수 있는 것은 체감이 다르다.

성적 발표 속도도 차이가 있다. 토스는 시험일 기준 약 5일 후, 오픽은 보통 3~5영업일 안에 나온다. 채용 마감이 코앞인 상황이라면 이런 디테일까지 계산에 넣어야 한다.

4. 등급과 점수, 서로 환산할 수 있을까

취준생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ETS가 한국인 응시자 1,019명을 대상으로 오픽과 토익스피킹 점수를 등백분위 방식으로 연계 분석한 연구를 발표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연구의 결론이 흥미롭다. 두 시험은 설계가 다르기 때문에 점수를 '상호 교환 가능'하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토스 몇 점 = 오픽 몇 등급"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채용 시장에서는 실질적인 등가 기준이 통용되고 있다. 토스 AL(160점 이상)과 오픽 IH를 동등하게 보는 기업이 많고, 대기업·공기업 기준으로는 OPIc IM2 이상 또는 토익스피킹 레벨 6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기업별 세부 기준이 궁금하다면 기업별 OPIc 요구 등급 총정리 글을 참고해보자.

오픽 등급 분포를 보면, IM2가 29%로 가장 많고 IH가 22%, AL은 6%다. 대부분의 응시자가 IM2~IH 구간에 몰려 있다는 뜻이다. 취업 요구 등급이 IM2라면 전체 응시자의 절반 이상이 충족하는 셈이고, IH 이상을 요구하면 상위 28% 안에 들어야 한다.

5. 나에게 맞는 시험 고르는 기준

단순히 "어떤 게 더 쉬워?"라고 묻기보다, 자기 성향과 상황에 맞춰 판단하는 게 정확하다.

시간 압박 속에서 빠르게 핵심만 전달하는 데 익숙한 사람이라면 토스 쪽이 잘 맞는다. 면접 때도 구조적으로 "첫째, 둘째" 식으로 말하는 편이라면 더 그렇다. 문제 유형이 한정적이라서 템플릿 몇 개만 완성도 있게 준비하면 단기간에 점수를 올릴 수 있다. 시험 시간이 20분으로 짧아서 집중력 유지도 수월하다.

반대로 영어로 일상 이야기를 하는 게 어렵지 않은 사람이라면 오픽이 낫다. 제한시간 없이 자기 페이스로 말할 수 있어서, 긴장하면 말이 느려지는 유형에게 오히려 편하다. 서베이에서 익숙한 주제를 골라놓으면 준비한 에피소드를 써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오픽의 등급 체계나 서베이 전략이 궁금하다면 오픽 시험 완벽 가이드에서 자세히 다룬 적 있다.

둘 다 애매하면 실전적인 방법이 하나 있다. 두 시험의 기출 문제를 각각 서너 개씩 풀어보는 거다. 토스 문제를 풀 때 시간 안에 말이 잘 나왔는지, 오픽 문제를 풀 때 에피소드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는지. 직접 해보면 몸이 먼저 답을 준다.

6. 준비 기간과 전략도 다르다

토스는 구조가 정형화돼 있어서, 유형별로 템플릿을 만들고 반복 연습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2~4주 집중하면 레벨 6~7까지 끌어올리는 사례가 많다. 매일 3~4문항씩 시간을 재고 녹음해서 들어보는 훈련이 기본이다.

오픽은 서베이 주제별로 에피소드를 미리 만들어두는 게 시작이다. 다만 단순 암기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변형해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IM2까지는 3~4주면 가능하지만, IH나 AL을 노린다면 발화 습관 자체를 바꿔야 해서 6~8주 이상 잡는 편이 현실적이다. 고득점 전략이 필요하다면 IH·AL 고득점 로드맵 글도 참고할 만하다.

2020년대 들어 기업 채용에서 토익 읽기·듣기보다 말하기 시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오픽이든 토스든, 하나를 골라서 확실하게 준비하는 게 두 개를 어중간하게 준비하는 것보다 낫다.

오픽이 쉽냐, 토스가 쉽냐. 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내 말하기 습관에 맞는 형식이 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구조적 답변이 편한 사람은 토스에서 강하고, 자유 발화로 에피소드를 풀어가는 사람은 오픽에서 좋은 결과를 낸다. 거기에 응시 기회, 준비 기간, 목표 기업의 요구 등급까지 겹쳐 따지면 선택지가 하나로 좁혀진다. 고민이 길어지면 기출 문제 서너 개를 직접 풀어보자. 머리로 비교하는 것보다 입으로 한번 해보는 게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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