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텝스 어휘·문법 60문제, 25분 안에 정복하는 실전 전략

by twibble 2026년 2월 21일

텝스 어휘·문법 영역을 처음 풀어본 사람은 대부분 같은 말을 한다. "시간이 미쳤다."

어휘 30문항에 60점, 문법 30문항에 60점. 합산 60문항을 25분 안에 끝내야 한다. 문항당 주어지는 시간은 약 25초. 토익이 한 문제에 30~45초인 것과 비교하면 체감 속도가 완전히 다르다. 모르는 문제에서 30초를 고민하면 뒤에서 두세 문제가 밀린다. 결국 마지막 10문제를 찍는다. 점수는 떨어지고, "어휘·문법에서 시간을 다 썼다"는 후회만 남는다.

이 영역의 배점은 600점 만점 중 120점. 전체의 20%다. 비중만 보면 듣기나 독해보다 작아 보이지만, 여기서 시간을 지나치게 끌면 바로 뒤에 이어지는 독해 영역까지 망가진다. 어휘·문법은 점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험 전체 리듬의 문제다.

문제는 이거다. 25분 안에 60문제를 정확하게 풀어내는 게 정말 가능한가? 가능하다. 단, 전략 없이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풀면 안 된다.

1. 먼저 구조를 이해해야 속도가 나온다

텝스 어휘·문법이 빠듯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시간이 짧아서가 아니다. 영역 안에서 유형이 나뉘는데, 유형마다 요구하는 능력과 소요 시간이 다르다는 걸 모르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어휘는 두 파트로 나뉜다. 파트 1은 10문항, 구어체 대화문에서 일상 숙어와 표현을 묻는다. 파트 2는 20문항, 문어체 단문에서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어휘를 묻는다. 같은 어휘 영역이지만 파트 1은 관용 표현 중심이고, 파트 2는 맥락 속 정확한 단어 선택이 핵심이다. 공부 방식이 달라야 한다.

문법도 세 파트다. 파트 1과 파트 2는 빈칸에 맞는 문법 표현을 고르는 유형이고, 파트 3(5문항)은 비문 식별, 네 개 선택지 중 문법적으로 틀린 부분을 찾아내는 유형이다. 이 파트 3이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다. 맞는 걸 고르는 것보다 틀린 걸 찾는 게 인지적으로 더 무겁기 때문이다.

이 구조를 알면 답이 보인다. 어휘에서 시간을 아끼고, 그 시간을 문법 파트 3에 넘겨주는 것이다.

2. 시간 배분, 숫자로 세팅한다

25분을 무작정 반으로 나누면 안 된다. 유형별 난이도를 반영해서 배분해야 한다.

2018년 5월 뉴텝스 전환 이후 영역 순서가 바뀌었다. 기존에는 문법이 먼저, 어휘가 나중이었지만, 지금은 어휘가 먼저 나오고 문법이 뒤에 온다. 그리고 두 영역 사이에 시간 경계가 없다. 응시자가 자유롭게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자유가 오히려 함정이 되기도 한다. 계획 없이 들어가면 어휘에서 시간을 과도하게 끌고, 문법에서 졸속으로 풀게 된다.

추천하는 배분은 이렇다.

어휘 30문항에 10분. 문항당 20초. 파트 1(10문항)에 3분, 파트 2(20문항)에 7분이 기준이다. 파트 1 구어체 문제는 아는 표현이면 5초에 풀리고, 모르면 30초를 써도 모른다. 모르면 바로 찍고 넘긴다.

문법 30문항에 15분. 파트 1과 파트 2(25문항)에 8분, 파트 3 비문 식별(5문항)에 7분. 파트 3에 문항당 1분 이상을 확보하는 게 시간 배분의 진짜 목적지다. 비문 식별은 선택지를 하나하나 뜯어봐야 하는 유형이라, 시간 여유가 정답률에 직접 연결된다.

3. 어휘 영역, 뜻만 외워서는 안 되는 이유

텝스 어휘가 토익이나 수능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 하나 있다. 연어관계(collocation)를 적극 반영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make a decision"과 "take a decision"은 둘 다 문법적으로 성립하지만, 텝스는 맥락에 따라 어떤 조합이 더 자연스러운지를 묻는다. 한국어 뜻 "결정을 내리다"만 암기한 사람은 보기에서 make와 take가 동시에 나오면 구별하지 못한다. 단어를 개별적으로 아는 것과 조합으로 아는 것은 다른 차원의 지식이다.

이걸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방법이 있다. 텝스 기출과 모의고사에서 반복 등장하는 연어 패턴을 정리해두는 것이다. 동사+명사, 형용사+명사, 부사+형용사 조합을 엑셀이나 노트에 따로 모아두면, 어휘 파트 2에서 20초 안에 풀 수 있는 문제가 늘어난다.

그리고 하나 더. 통계적으로 텝스 출제빈도 상위 18.7%의 단어만 학습해도 시험 문제 전체의 71%를 커버할 수 있다. 나머지 하위 81.3%의 단어는 출제 확률 5% 미만이다. 어휘 공부에서 범위를 좁히는 게 생각보다 중요하다. 사전을 통째로 외울 필요가 없다.

빈출 어휘 리스트를 구해서 상위 20%에 집중하고, 거기서 연어 패턴까지 함께 익히면 투자 시간 대비 효과가 크다. 텝스에서 다루는 어휘 수준과 범위가 궁금하다면, 텝스 시험의 전체 구조를 다룬 글(POST-023)에서 영역별 난이도를 비교해볼 수 있다.

4. 문법 영역, 고빈출 유형을 먼저 잡는다

텝스 문법은 기술 문법(descriptive grammar)에 기반한다. 교과서적 규칙만 아는 건 부족하고, 교양 있는 원어민이 실제로 쓰는 범위까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출제 범위는 생각보다 한정적이다.

고빈출 유형을 정리하면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도치(inversion). 매 시험 빠지지 않고 나온다. "Not until ~did he realize", "Never have I seen" 같은 부정어 도치는 패턴이 정해져 있다. 구조를 외워두면 3초에 풀린다.

둘째, 가정법 과거완료. "Had he known ~, he would have ~" 형태다. if가 생략되면서 도치가 일어나는 변형까지 출제된다. 가정법은 시제 조합만 정확히 알면 되는 유형이다.

셋째, 관계대명사 소유격(whose). whose 뒤에 명사가 바로 오는 구조를 묻는다. which나 that과의 혼동을 노리는 선택지가 많다.

넷째, 주어-동사 수일치. 주어가 길어지거나 삽입절이 끼어들었을 때, 진짜 주어를 찾아서 동사의 단복수를 맞추는 유형이다. 여기에 시제 일치까지 더하면 문법 파트 1, 2에서 절반 이상의 문제를 10초 안에 처리할 수 있다. 주절과 종속절의 시제가 논리적으로 맞는지 확인하는 문제인데, 특히 과거완료와 과거의 구분이 자주 출제된다.

이 유형들을 잡아두면 나머지 문제에 쓸 시간이 생긴다.

5. 파트 3 비문 식별, 별도로 훈련해야 한다

문법 파트 3은 5문항뿐이지만,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구간이다.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고, 대부분의 수험생이 가장 많이 틀리는 파트이기도 하다.

비문 식별의 어려움은 명확하다. 빈칸 채우기는 빈칸 하나에만 집중하면 되지만, 비문 식별은 선택지 네 개를 각각 문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한 선택지당 최소 10초. 그래서 문항당 40~60초는 기본으로 잡아야 한다.

여기서 훈련법은 "한 문장 분석 드릴"이다. 텝스 기출 비문 식별 문제를 모아서, 각 선택지의 문법적 역할을 하나씩 분석하는 연습을 반복한다. 처음에는 한 문제에 2분 넘게 걸리지만, 패턴이 쌓이면 "이건 수일치 문제다", "이건 시제 문제다"라는 판단이 선택지를 읽는 순간 들어온다. 판단 속도가 올라가면 5문항을 5분 안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비문 식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건 "맞는 것처럼 보이는 오류"다. 수일치가 한 끗 틀렸거나, 관사 하나가 슬쩍 빠져 있는 식이다. 빠르게 읽으면 그냥 넘어간다. 이걸 잡아내는 건 꼼꼼함이 아니라 패턴에 대한 민감도다.

6. 실전 풀이 루틴: 25분을 몸에 익힌다

머리로 전략을 세우는 건 10분이면 된다. 문제는 시험장에서 그걸 실행하는 것이다. 25분이라는 시간 감각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1단계는 유형별 분리 훈련이다. 1~2주 정도 잡고, 어휘 파트 1만 모아서 10문제를 3분 안에 푸는 연습. 어휘 파트 2는 20문제를 7분. 문법 파트 1, 2는 25문제를 8분. 파트 3은 5문제를 7분. 파트별로 타이머를 맞추고 속도 감각을 잡는다.

2단계는 통합 실전 훈련이다. 3~4주 정도 잡고, 어휘+문법 60문제를 25분에 통으로 풀어본다. 이때 중요한 건 풀고 나서 시간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어휘에서 몇 분 썼는지, 문법 파트 3에 도착했을 때 남은 시간이 몇 분이었는지. 이 기록이 쌓이면 자기만의 병목이 보인다.

3단계는 약점 집중 보강이다. 기록을 보면 패턴이 나온다. 어휘 파트 2에서 유독 시간을 많이 쓴다면 연어 패턴 암기가 부족한 것이고, 문법 파트 3에서 정답률이 낮다면 비문 식별 드릴이 더 필요한 것이다. 전체를 반복하는 것보다 약점만 파고드는 게 시간 대비 점수 상승에 낫다.

텝스 듣기 영역의 시간 관리와 파트별 전략이 궁금하다면 듣기 공략법을 다룬 글(POST-041)을 참고하면 되고, 독해 시간 배분에 대해서는 독해 전략 글(POST-077)에서 더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7. 점수를 깎아먹는 습관들

어휘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맞히겠다"는 집착이다. 파트 1은 관용 표현 문제가 많은데, 아는 표현이면 바로 풀린다. 모르면? 30초를 고민해도 답이 안 나온다. 모르면 가장 그럴듯한 보기에 마킹하고 넘기는 게 정답이다. 어휘 한 문제에 집착해서 문법 파트 3의 시간을 까먹으면 2점을 지키려다 6점을 날리는 셈이 된다.

문법에서는 "이해"하려는 태도가 문제다. 공부할 때는 이해가 맞다. 시험장에서는 아니다. "왜 도치가 일어나는지" 생각하면 이미 10초를 쓴 거다. "부정어가 문두에 왔으니 도치", 이 정도 반응이 나와야 한다. 공부할 때 이해하고, 시험장에서는 패턴으로 반응하는 사람이 점수를 가져간다.

그리고 풀이 순서. 60문항을 앞에서부터 차례로만 밀고 가면 뒤로 갈수록 초조해진다. 어려운 문제를 건너뛰고 쉬운 문제부터 확보한 뒤, 남은 시간에 돌아오는 게 총점을 올리는 방식이다. 텝스는 감점이 없다. 찍어도 손해가 없으니, 넘기는 판단이 빠를수록 유리하다.

8. 3분짜리 연습부터 시작하면 된다

25분이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부족한 시간도 아니다. 구조를 모르면 25분이 5분처럼 느껴지고, 구조를 알면 25분 안에 여유가 생기는 시험이다.

오늘 할 수 있는 건 딱 하나다. 텝스 기출 어휘 10문제를 꺼내서 타이머 3분에 맞춰 풀어보는 것. 3분 안에 몇 개를 풀 수 있는지, 어디서 막히는지, 그게 보이면 나머지 전략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텝스와 토익 사이에서 어떤 시험을 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 두 시험의 구조와 활용처를 비교한 글(POST-095)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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