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텝스 vs 토익 환산표 & 목적별 선택 가이드 (2025)

by twibble 2026년 2월 22일

텝스와 토익. 둘 다 영어 시험인데 성격이 꽤 다르다. 그런데도 "텝스 몇 점이 토익 몇 점이냐"는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대학원 준비 중인 사람, 편입을 앞둔 사람, 취업 스펙을 쌓으려는 사람, 상황마다 필요한 시험이 다르고 같은 점수라도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환산표 숫자만 보고 "비슷한 수준이겠지"라고 생각하면 준비 방향을 통째로 잘못 잡을 수 있다. 두 시험이 어떻게 다르고, 환산 점수가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내 목적에는 어느 쪽이 맞는지, 이 순서로 정리해본다.

1. 같은 영어 시험, 다른 설계 철학

토익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200문항, 듣기 100개 읽기 100개, 시험 시간 120분. ETS가 만들고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지만 특히 한국·일본·동남아 취업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다.

텝스는 서울대 TEPS관리위원회가 개발한 시험이다. 뉴텝스 기준 600점 만점, 135문항, 듣기·어휘·문법·독해 네 영역을 약 110분 안에 본다. 듣기 파트에서는 선택지가 화면이 아니라 음성으로 제시된다. 문제지에 보기가 인쇄되어 있지 않으니 귀로만 판단해야 한다. 이 하나만으로도 토익 듣기와 체감이 확연히 갈린다.

토익이 "직장인이 영어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를 보는 시험이라면, 텝스는 "대학 수준의 학술적 영어 능력이 있는가"에 가깝다. 어휘 난이도가 높고 문법 문항의 변별력이 세다. 엠브레인이 진행한 설문에서 응시자의 97.2%가 '뉴텝스 난이도가 토익보다 높다'고 답했을 정도다.

2. 환산표, 숫자 뒤에 숨은 맥락

텝스와 토익 환산표는 여러 버전이 돌아다니는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건 2021년 서울대 TEPS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신규 환산 기준이다. 연세대 이규민 교수 연구팀이 11개월 이내에 두 시험을 모두 응시한 약 1,4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고, 한국교육평가학회 소속 4인이 검증한 결과다.

주요 구간별 환산을 보면 이렇다.

  • 뉴텝스 600~570 = 토익 990
  • 뉴텝스 500 = 토익 975
  • 뉴텝스 450 = 토익 960
  • 뉴텝스 400 = 토익 930
  • 뉴텝스 350 = 토익 870
  • 뉴텝스 300 = 토익 780
  • 뉴텝스 250 = 토익 665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기존에는 토익 700점을 뉴텝스 340점과 동등하게 봤다. 그런데 신규 환산표에서는 토익 700점이 뉴텝스 265점에 대응한다. 기존 기준과 75점 차이가 난다. 뉴텝스 340점은 오히려 토익 855점에 해당하는 것으로 재조정됐다.

이 숫자가 의미 있는 이유가 있다. 공무원 5급·7급 시험에서 토익 700점과 텝스 340점을 동일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환산 데이터상 텝스 340점은 토익 855점 수준이다. 같은 선에 놓여 있지만 실제 난이도는 전혀 같지 않은 셈이다. 텝스 응시자 입장에서는 불리한 구조고, 실제로 73.6%의 응시자가 '뉴텝스 340점은 토익 700점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느꼈다.

환산표는 참고 자료로 유용하지만, 숫자만 갖고 두 시험을 등치시키면 실제 난이도 차이를 놓치게 된다.

3. 시장이 말하는 현실: 누가 텝스를 보고, 누가 토익을 보나

숫자가 흐름을 보여준다. 텝스 연간 응시자 수는 2017년 11만 5천 명에서 2022년 4만 9천 명으로 57.5% 줄었다. 매출도 51억 원에서 36억 원으로 떨어졌다.

토익은 다르다. 여전히 취업 시장에서 기본값으로 통한다. 오픽과 토익스피킹을 합치면, 채용 과정에서 쓰이는 영어 시험은 사실상 이 세 가지가 전부다.

그렇다면 텝스는 왜 보는 걸까. 답은 명확하다. 서울대를 비롯한 특정 기관에서 텝스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대학원은 토익을 인정하지 않는다. 텝스 327점 이상 또는 토플만 받는다. 서울대 의대 편입은 387점 이상이 필요하다. 서울대 계열 대학원에 지원하려면 텝스는 선택이 아니라 유일한 국내 시험이다.

그러니까 구도는 이렇다.

토익이 필요한 경우는 기업 취업, 공기업 지원, 승진·인사 반영, 졸업 인증이다. 시장의 기본값이다.

텝스가 필요한 경우는 서울대 대학원, 편입, 일부 공무원 시험이다. 특정 기관이 지정할 때만 필요하다.

목적이 하나로 정해져 있다면 고민할 것도 없다. 두 시험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4. 어느 쪽을 볼지 판단하는 네 가지 기준

시험 선택에서 감이 아니라 근거로 판단하려면, 아래 네 가지를 순서대로 따져보면 된다.

먼저 지원처 요구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서울대 대학원이면 텝스 327점 이상이 필수이고, 토익으로는 대체가 안 된다. 반대로 대부분의 기업은 텝스 점수를 인정하지 않거나, 토익과 병기하더라도 채용 담당자가 토익 기준으로 평가한다. 지원처 모집요강의 영어 기준을 가장 먼저 확인하자.

두 번째는 난이도 대비 투자 시간이다. 같은 노력으로 어느 쪽이 먼저 목표에 닿느냐의 문제다. 토익은 유형이 정형화되어 있어서 단기 집중으로 점수를 끌어올리기 비교적 수월하다. 텝스는 어휘·문법의 변별력이 높고 듣기 구조 자체가 독특하다. 영어 실력이 같아도 텝스 쪽은 고득점까지 시간이 더 든다.

토익 700점대는 4~8주 집중이면 많은 사람이 도달하지만, 텝스 340점(환산 기준으로 토익 855점 수준)에 도달하려면 텝스 시험 형식에 별도로 적응하는 시간이 추가로 필요하다. 텝스 어휘와 문법 영역의 실전 대비가 궁금하다면 텝스 어휘·문법 전략 글에서 구체적으로 다룬 적 있다.

세 번째는 응시 환경과 비용이다. 응시료는 텝스 46,000원, 토익 48,000원으로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응시 기회에서 차이가 난다. 토익은 월 1~2회, 텝스도 월 1~2회 시행되는데, 토익 쪽이 시행 일정과 지역 접근성에서 유리한 편이다. 텝스 시행 횟수가 줄어든 건 응시자 감소와 맞물려 있다.

네 번째는 점수 활용 범위다. 토익 점수는 취업, 졸업, 승진, 이직 등 폭넓게 쓸 수 있다. 한번 만들어놓으면 여러 곳에 활용 가능하다. 텝스는 활용처가 상대적으로 좁지만, 필요한 곳에서는 대체재가 없다.

만약 서울대 대학원과 취업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면, 텝스를 먼저 준비하는 게 합리적이다. 텝스 실력이 올라가면 토익 점수는 그보다 수월하게 나오지만, 반대 방향은 쉽지 않다.

5. 상황별로 대입해보면

서울대 대학원 진학이 목표라면 텝스 327점 이상이 지원 자격이다. 합격 경쟁력까지 고려하면 370점 이상을 잡는 게 현실적이다. 토플도 되지만 응시료와 준비 범위를 따지면, 국내 시험으로는 텝스뿐이다. 텝스 시험 전반의 준비 로드맵은 텝스 시험 가이드에서 상세하게 다뤘다.

편입을 준비한다면 서울대 계열은 텝스를 요구한다. 의대 편입이면 387점 이상이 필요하다. 다른 대학은 토익이나 토플을 인정하는 곳이 많으니, 모집요강부터 열어보는 게 순서다.

취업이 목적이라면 텝스는 거의 쓸 일이 없다. 토익 점수를 먼저 만들고, 말하기 시험이 필요하면 오픽이나 토익스피킹을 더하는 게 일반적인 루트다.

공무원 시험의 경우 5급·7급 기준으로 토익 700점 또는 텝스 340점이 자격 요건이다. 환산 데이터로 보면 텝스 340점이 토익 855점 수준이니, 같은 기준이라고 하기 어렵다. 효율만 따지면 토익으로 충족하는 편이 낫다.

6. 텝스를 선택한 사람에게

토익과 달리 텝스는 시험 형식 자체에 적응하는 기간이 따로 필요하다.

듣기에서 선택지가 음성으로만 제시된다는 점은 처음 접하면 상당히 당황스럽다. 눈으로 보기를 비교하는 게 아니라, 귀로 들은 네 개의 선택지를 기억 속에서 비교해야 한다. 이 부분이 텝스 듣기의 핵심 난관이고, 별도의 훈련이 필요하다. 텝스 듣기 파트의 구체적인 대비법은 텝스 듣기 전략 글에서 다뤘다.

어휘와 문법도 토익보다 수준이 높다. 토익에서 자주 나오는 비즈니스 표현 대신, 학술적·추상적 어휘가 등장한다. 문법 문항도 단순한 규칙 적용이 아니라 맥락 속에서 미묘한 차이를 구별하는 유형이 많다.

독해는 지문 길이와 난이도 모두 토익보다 높다. 시간 대비 지문 양이 빡빡해서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요구한다. 텝스 독해 영역을 집중적으로 준비하고 싶다면 텝스 독해 전략 글도 참고할 만하다.

토익을 먼저 보고 텝스로 넘어오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토익은 잘 봤는데 텝스는 왜 이러지"라는 반응이 꽤 나온다. 두 시험이 측정하는 능력의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텝스를 선택했다면 처음부터 텝스 형식에 맞춰 학습 계획을 짜는 게 맞다.

환산표를 검색하는 건 결국 "나는 어느 시험을 봐야 하나"라는 물음에서 시작된다. 점수 비교는 참고가 될 뿐, 진짜 갈림길은 내가 이 점수를 어디에 제출하느냐다.

서울대 대학원이나 특정 편입이 목표라면 텝스 외에 국내 선택지가 없다. 취업이 우선이면 토익이 훨씬 효율적이다. 공무원 시험도 같은 노력이면 토익 쪽이 도달하기 쉽다.

고민이 길어지면 지원처 모집요강을 한번 펼쳐보자. 거기 적힌 시험이 곧 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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